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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 주총 시즌 시작…최대 관심은 윌셔

남가주 일대에 본점을 둔 10개 한인 은행들 가운데 US메트로 은행이 오늘(17일) 주총을 개최하며 시즌의 시작을 알린다. 오는 25일에는 오전에 윌셔가 오후에는 새한이 주총을 갖는다. 그러나 나머지 은행들은 통상 5~6월에 가졌던 주총을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다. 올 주총 시즌에는 윌셔가 한인사회 안팎의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반년여간 큰 폭의 손실과 내부감사 결과에 따른 실적 수정 및 경영진 교체 집단 소송 증자 등 굵직한 이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마무리한 증자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전체의 45%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희석됐기에 주주들이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올 주총에는 이사 선출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나라와 중앙은 같은 날 동시에 주총을 열어 지난 해 12월 발표한 합병건에 대한 주주들의 승인을 받는다. 당초 6월22일로 주총이 계획됐다가 뒤로 미뤄져 일정은 미정이다. 합병 절차에서 주주 승인이 갖는 의미와 상징성이 크고 이 때문에 준비해야 할 서류나 업무가 많아 이를 준비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앙의 경우 합병건을 둔 일부 주주의 소송 문제가 있기는 하나 합병 이후 미주 한인사회의 대표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에서 승인 자체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역시 주총 일정을 확정 짓지 못했다. 지난 해에는 5월 말에 우리금융과의 계약 체결을 발표하고 7월초에 1억2000만달러 증자를 마무리 지은 뒤인 7월말에 주총을 열었던 만큼 올해도 7~9월 사이 주총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단은 우리금융과의 계약을 계속 유지하는 것인지가 주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그러나 작년의 증자로 자본금 부족 문제가 해결됐고 최근에는 흑자도 나고 있는 만큼 1년 전과는 한미의 입장이 많이 달라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문제를 주총 전 확정 짓지 못한다면 주주들이 만족할만한 대답을 주기 힘든 상황에 부딪칠 수 있다는 평이다. 비상장 은행들 중에는 오는 9~10월경으로 예상되는 커먼웰스의 주총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최운화 전 행장의 사임으로 시작해 조앤 김 행장의 취임으로 마무리 된 행장 교체 과정을 두고 은행가 안팎의 구설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행장은 윌셔 주주들의 집단 소송에도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어 이에 대한 주주들의 불안감과 궁금증을 어떤 방식으로든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많다. 올 초 2명의 한인 이사가 이사회에서 탈퇴해 이사진은 김 행장 포함 총 6명뿐이나 최대주주인 박순한 이사는 지난 4월 김 행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추가 이사 영입 의사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1-05-16

['바람 잘 날 없는' 한인은행권 무엇이 문제인가 <하>] '아메리칸 비즈니스 뱅크'서 배운다

인성좋은 소수정예 직원들, 최상급 고객들과 깊은 관계 시간 충분히 두며 장점 소개…고객 예금 평균 130만 달러 불경기와 금융위기로 2008년 중순 8500개에 가까웠던 은행 수는 지난 연말 7700여개로 줄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은행들이 있다. LA다운타운에 위치한 '아메리칸 비즈니스 뱅크'는 그중 하나다. 기업금융에 집중하면서도 지난해 부실률이 0%대를 기록했다. 자산고 10억달러로 새한은행 보다 1.8배 정도 큰 규모다. 이 은행의 도널드 존슨 행장을 만났다.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 어떻게 이런 결과를 낼 수 있나. "연매출 2000만달러 이상의 탄탄한 기업들만을 고객으로 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담당 직원이 절대 바뀌지 않아 한결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100여년 전부터 있던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뱅킹 서비스 방식을 쓰는 것일 뿐이다." 지난 1998년 설립된 이 은행은 금융위기로 은행업계 전체가 몸살을 앓던 지난 3년간 12~21% 외형성장을 이뤄내면서도 2008년 534만달러 2009년 722만달러 2010년 870만달러의 순익을 냈다. 더욱 흥미로운 건 자산건전성에 있다. 이 은행 대출 포트폴리오의 부실률(90일 이상 연체 대출과 이자 페이먼트가 이뤄지지 않는 대출의 합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연말 현재 0.3% 수준으로 동급은행 평균 3.68% 보다 크게 낮다. 대출 포트폴리오는 6할이 부동산 담보 대출 4할은 무담보로 이뤄지는 상업용 대출(C&I)이다. -그런 고객을 어떻게 잡나. 이미 거래은행이 있을테고 좋은 기업은 여러 은행에서 오퍼를 받을텐데. "시간을 충분히 두면서 목표로 한 고객을 깊숙히 이해하고 우리만의 장점을 소개한다. 언론에 유망한 기업 순위 등이 나오면 일일이 축하 편지를 보낸다. 이런 은행이 있다는 걸 알면 나중에 접근하기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큰 고객이 떠날 가능성이 큰 리스크가 되는 건 아닌가. 릴레이션십 뱅킹 서비스는 모든 은행이 하는 말이기도 하다. "고객과 어느 정도로 깊숙한 관계를 맺느냐의 문제 아닐까. 은행 설립 초기에는 규모가 작아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이젠 아니다. 직원들의 전문성이 타행보다 특출나고 오랜 거래로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연 6~8개 정도의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정도면 된다. 고객당 거래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큰 고객만을 상대하되 그들이 필요로 하는 수요를 적극 맞춰주고 담당 직원이 바뀌지 않으니 보다 깊숙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평균 20년 정도의 역사를 가져 산전수전을 다 겪은 기업들을이 고객이라 경기 등락에 크게 좌우되지도 않는다. 고객은 한 직원과 오랜 기간 거래를 하니 서비스 만족도가 높고 이는 자연스레 깊은 신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체 고객수도 800여 계좌에 불과하다. -직원이 그만두면 타격이 크지 않나? 고객도 함께 떠날 수 있다. "직원을 뽑을 때 여러 차례 인터뷰를 해 인성을 자세히 본다. 보험과 차량지원부터 401(k) 매칭 50% 연말 보너스 등 다른 생각 않고 열심히 일 할 환경을 만들었다. 13년전 함께 은행을 설립한 원년멤버 17명 모두가 아직도 함께 하고 있다. 모두가 은행의 비전과 그 성과를 믿기 때문이다." 이 은행의 직원은 90명으로 직원 한명당 약 1200만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보통 직원당 자산규모 600만~800만달러인 다른 은행보다 많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12만달러를 넘는다. 염승은 기자

2011-03-31

['바람 잘 날 없는' 한인은행권 무엇이 문제인가 <중>] 부실대출 대응

과거 대동소이한 추이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었던 한인 은행들의 실적이 지난 1년 새 은행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각 은행이 불경기에 따른 부실대출 급증세에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본지는 부실대출 대응 타이밍의 차이가 어떻게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윌셔은행(심볼:WIBC) 중앙은행(CLFC) 등 2개 한인 은행과 한인은행가의 롤모델로 꼽히는 중국계 이스트웨스트은행(EWBC) 등 3개 은행의 총대출 대비 대손충당금(Allowance for Loan Loss to Total Loan) 비율을 비교했다. 이 비율이 높아지는 건 부실대출 문제 해결을 위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리는 것으로 그 추이를 보면 언제부터 부실대출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윌셔의 비율은 지난 1년간 확연한 증가세에 있는 반면 중앙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스트웨스트는 이들에 비해 비율 자체는 크게 낮지만 추이는 중앙은행과 비슷하다. 〈그래프 참조> 윌셔는 2009년까지도 신규대출에 나섰던 반면 중앙은 한인은행가에서는 가장 빠른 지난 2008년부터 자산감축(디레버리징)과 대출채권(노트) 매각을 통해 부실대출 정리에 나섰다. 이스트웨스트도 2007~2008년 사이 대응을 시작했다. 이같은 차이는 윌셔가 작년에 약 2800만 달러의 '적자'를 중앙은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으로 2270만 달러의 '흑자'를 낸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윌셔는 경영진 교체와 구조조정 감원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고 중앙은 나라와의 합병을 발표하며 앞으로를 위한 대비를 시작했다. 이스트웨스트는 작년에 1억6500만달러의 순익을 내며 작년에 포브스 매거진이 선정한 '2010년 최고의 은행' 순위 2위에 올랐다. 과거 3년여간의 부실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는지가 경기회복이 이뤄지는 현 시점에 각 은행의 운신의 폭을 결정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대출 포트폴리오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각자가 판단한 경기 전망과 전략 타이밍의 차이가 가져온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인 은행을 포함한 모든 은행업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한미나 새한 등은 그 어려움의 정도가 더욱 심각해 작년에 생존을 위한 증자를 해야 했다. 별 문제가 없어 보이던 우리아메리카는 부실대출 대응에 미흡했다가 작년에 큰 손실을 기록 작년 12월 뒤늦게 증자와 경영진 교체를 단행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불가피해 보이는 리스크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기본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당분간은 각 은행별로 실적 추이가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염승은 기자

2011-03-29

['바람 잘 날 없는' 한인은행권 무엇이 문제인가 <상>] 행장 수난시대

하지만 은행별 실적 면에서는 그동안의 대응 전략에 따라 편차가 크다. 또 줄지 않는 부실대출 문제, 연 이은 행장 교체에 따른 경영진 불안 등 아직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한인은행권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진단해 본다. 모 은행장은 최근 한인은행가의 상황을 '행장 수난시대'라고 표현했다. 지난 주 중순 커먼웰스비즈니스은행 이사회가 최운화 행장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였다. 당시는 윌셔은행이 작년 4분기 실적에서 1000만 달러 추가 손실 사실을 발표하며 조앤 김 전 행장의 관리감독 소홀을 직접적인 이유로 지목 은행권 전체가 한창 술렁이던 때였다. 그는 "최고경영자로서 당연히 책임질 부분도 있지만 무슨 일이 있을 때 마다 행장부터 해고하고 보는 풍토에 좌절감마저 느낀다. 직원들 사기 생각에 겉으로 말은 못하지만 많은 행장들 속이 시커멓게 타 있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행장 수난시대'라는 자조적인 표현은 경기회복에 맞춰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 성장동력을 찾아 나서야 할 은행들이 아직 나아갈 방향성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행장 수난시대 최근의 잇단 행장 교체는 지난 2007~2008년 은행 실적이 악화되던 때와는 성격이 다르다. 당시는 '실적악화'가 주 원인이었다면 최근의 빈번한 행장 교체는 변화의 필요성으로 인한 성격이 짙다는 것이 은행권의 분석이다. 현재 남가주 은행가에서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 이전부터 게속 같은 은행에 몸 담고 있는 행장은 한명도 없다. 그만큼 최근 2~3년동안 변화가 심했다는 얘기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넘기며 부진한 실적에 대한 책임 소재와 함께 경영의 변화를 생각하게 하는 시점"이라며 "행장을 은행 성장을 위해 함께 할 파트너가 아닌 월급 사장 정도로 밖에 보지 않는 이사들의 인식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행히 다른 은행으로 옮긴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금융감독 당국은 금융위기 이후 행장 경험이 없거나 경험이 있더라도 확실한 능력을 보이지 못한 행장에 대해선 쉽사리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행장 선임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모 은행 관계자는 "감독 당국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에는 은행을 맡길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경영진만의 잘못인가 반면 한 은행 이사는 "한인 은행에서는 이사회가 경영진을 너무 쥐고 흔든다는데 결과가 좋았으면 그럴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은행 이사들의 인식은 최근 커먼웰스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는 평이다. 최 전 행장과 일부 이사간의 불화에 우선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소식통은 "경영 공백을 피하면서도 최 행장과 이사진 서로가 살 길을 찾을 수 있었을텐데 뒷일 생각않고 감정적으로 대처해 문제를 키웠다"며 "이에 대한 은행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직도 없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윌셔의 조앤 김 전 행장 사임에 대해서도 ‘모든 게 행장과 일부 경영진만의 문제인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은행의 고위 간부는 “1000만달러가 넘는 손실이 더 나왔을 정도의 대출 건들을 과연 이사회가 모르고 있었나 하는 의문이 지워지지 않는다”며 “큰 문제가 생기면 관련자 문책으로 무마하고 넘어가는 과거 30년과 다른 게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유재환 행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은행가 전체가 들썩였던 상황도 이같은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이다. ▶해결책 없어 답답할 뿐 지난 2007년 나라은행이 민 김 전 행장(현 오픈뱅크 행장)을 신임 행장으로 선임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윌셔의 조앤 김 전 행장, 2010년 태평양의 조혜영 행장 등 내부 승진 사례가 나와 큰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조 행장을 제외하면 민 김 행장은 나라에서 사임한 뒤 오픈뱅크로 옮겼고 조앤 김 전 행장은 경질이나 다름없는 이유로 사임했다. 이에 로컬 출신 행장이 나오던 분위기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게다가 현재 대부분의 한인 은행들이 행정제재 하에 있는 것도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현재 40~50대의 차세대 행장 후보군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풀리고 행정제재에서 벗어나, 즉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되지 않겠냐”며 “인수합병은 피하기 어렵게 될 테고, 이를 통해 자연스런 세대교체가 이어지면 인재양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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